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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화장대를 팔았다.

by 디리 202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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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화장대는 2년 전 결혼하고 처음 산 작은 원목화장대다.

 

신혼집이 작은 집인지라 작은 안방에 들어가는 작은 화장대를 사기 위해 많은 곳을 다녔다. 왠만한 가구브랜드와 직접 만들어서 파는 원목가구점, 가구거리를 가봤다. 작은 넓이이면서 안에 큰 스킨통까지 들어가는 깊은 폭의 화장대를 찾기가 어려웠다. 몇 주를 찾다 원목가구점에서 드디어 찾은 나의 화장대. 

 

30년 만에 처음 가져보는 나의 화장대에, 신나서 화장품 정리도하고. 앉아서 화장도 해보곤 했다. 근데 사고나니 알게된 게, 난 출근 준비를 하면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화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 서서 스킨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말리고, 눈화장은 거울을 가까이에서 봐야하니 화장대에 앉아서 하기 보다는 화장실 거울을 가까이 보면서 하고...몰랐다. 이렇게 내가 그리 바삐 돌아다니며 출근준비를 할 줄은. 

 

결국 화장대는 화장품, 드라이기 보관장소로만 사용되었다. 그 작은 신혼집에서 조금은 커진 집으로 이사한 지금은 서서할 수 있는 화장대를 다시 사서 이전 나의 작은 원목화장대는 드라이기, 그 외의 짐 보관 장소로 쓰이고 있다. 더 이상 화장대로의 용도가 없어져 당근마켓에 팔기로 했다. 

 

당근마켓에 '무료나눔' 화장대는 왜이렇게 많은건지! 난 꽤 큰 돈을 주고 샀기에 무료나눔은 안되고 적정가격으로 내놨는데 몇 달간 안 팔려 처음 낸 가격에서 반값으로 결국 오늘 팔았다. 몇 달간 안 팔려 신경쓰이던 애물단지였던 이 화장대가 팔리고 나니, 왜 아련하고 아쉬운 건지. 처음이 화장대를 발견해서 기뻤던 모습이나, 처음 우리 집에 왔던 날 물티슈로 닦아주며 애지중지하던 내 모습과 그때의 향기가 아련히 남는다. 다른 분께 판 오늘 왜 비는 이리 오는지. 마음이 더 그렇다. 더 잘 이용하지 못해 아쉬우면서도, 많은 기쁨이였던 나의 처음 산 작은 원목 화장대이다. 

안녕안녕~ 의자는 안 팔았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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