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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카레에 대한 기억.

by 디리 202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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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자녀 셋을 키우는 우리 엄마는 카레를 종종 해주시곤 했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야채를 더 먹이고 싶어서 카레를 자주 해주셨던 걸까? 아님 그냥 카레가 좋으셨던 걸까? 별 다른 이유가 없었을 거 같기도 하다. 그냥 우리가 잘 먹어서 일 수도 있고. 난 카레를 좋아해서 엄마가 카레를 해주는 날에 온 집 안에 퍼지는 카레향을 맡고 행복해하곤 했다. 

 

어렸을 때, 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삼학년 쯤이었을까? 엄마가 카레를 만든다 하면 엄마 옆에 서서 '당근은 더더더더더 작게!!' '고기는 더더더 많이!!!'를 외치곤 했었다. 그리고 거의 완성되어 카레 냄새가 집 안 가득할 때면 냄비 밑에 안 붙게 내가 섞겠다고 계속 휘젓으며 다 익은 고기를 하나하나 빼먹곤 했었던 거 같다. 아빠 오실 때까지 못 기다리고 계속 뚜껑도 열어보고, 야금야금 고기와 감자를 빼먹는 나를 보며 카레랑 김치랑 해서 먼저 저녁밥을 먹으라고 하시곤 했는데, 그래도 가족 다 같이 먹고 싶은 마음에 꾹 참곤 했었다. 

 

지금도 카레가 참 좋다. 이제 엄마가 해주는 카레가 아닌, 만드는 입장이 된 나에게 '카레'라는 음식은, 

 

재료 손질에 은근 손이 많이 가기도 하면서도 한그릇음식을 할 수 있어 손쉽기도 하고, 냉장고의 재료들을 한 번에 먹을 수 있어서 그것도 큰 장점이다. 그리고 여전히 카레 냄새 가득 해지는 집안도 좋다. 

 

 

파슬리가루로 하트를 만든 건데, 토끼가 되어 버린 고기 가득든 토끼 카레. (토끼고기가 들어간 건 아니다.) 

 

 

카레가루 1KG 산 날.

 

카레를 자주 해먹는데, 1킬로랑 600그람이 금액 차이가 거의 6배 정도 나길래 1킬로로 주문했다. 한동안 카레 잘 먹겠다. 

오늘 저녁은 카레다. 

 

카레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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