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궁금했던 당인리 책발전소를 다녀왔다.
일 년 전쯤? 책발전소 광교점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온 뒤 첫 번째 책발전소인 '당인리 책발전소'도 궁금했다.
망원역과 무지 가까이 있어서 의외였다. 사진으로 본 외관이 골목 깊숙히 있을 거 같은 주택 모습이라 역에서 꽤 멀 줄 알았는데 망원역에서 걸어서 5분도 채 안 걸리는 위치에 있었다. 작은 마당이 있는 옛 주택건물.
외관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고 그 모습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맘이 따뜻해졌다.
이 북카페는 1~3층으로 되어 있고 한 층마다 크기가 크진 않지만 알차고 포근하게 꾸며놔서 오히려 안정감을 주는 느낌이었다.
내가 좋은 서점과 보통 서점을 판단하는 기준은 "이 서점에서 사 오고 싶은 책이 있는가"이다.
아무리 넓은 서점이어도 큐레이션 되어 있는 책들이, 메인에 올려져 있는 책들이 그다지 매력적인 게 없어 내가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검색대에서 찾아보는 곳도 많다. 이런 곳은 나에게 '책을 추천해주는 서점'이 아닌 많은 책들이 모여있는 창고 같은 느낌이다. 그 창고에서 내가 읽고 싶고, 나에게 맞는 책을 내가 스스로 찾는 보통의 서점.
나의 '좋은 서점'에 대한 기준이 생긴 건 속초 동아서점을 다녀온 후부터다. 그곳엔 내가 소장하고 싶은 책이 참 많았다.
당인리 책발전소도 나에게 참 좋은 서점이다. 이 곳에 총 몇 권이 책이 있을까? 란 생각을 하며 한 권 한 권 눈대중으로 세볼 만큼 도서 양이 많은 것도 아님에도 이 곳에는 내가 사 오고 싶은, 소장하고 싶은 책이 많이 있었다.
책을 에세이/소설/시 등으로 분야별로 구분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난다"라는 등의 그 한 문장만 보고도 무슨 책이 있을까 궁금해지고, 어떤 책들이 있을지 상상해보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면 바로 손이 가게끔 도서 배치를 해놨다. 물론, 긴 글로 큐레이션 한 섹션도 있었다. (긴 글로 큐레이션 한 섹션은 여러 서점에서도 볼 수 있다. 글의 내용은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난다"라는 문장을 보고 마음에 울림이 있었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작가를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며 모두가 예술가로 태어난다니 나도 금방이라도 작가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 문장에서 용기를 얻고 왔다.
이것만으로 이 공간이 나에겐 참 의미 깊다.
커피와 쿠키를 사 2층으로 올라가 본다. (디카페인이 안 팔아 아쉬웠다.)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의 모습이다. 2층엔 판매하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는 책들이 있었고 펴보진 않았지만 판매하지 않고 음료를 마시며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모아놓은 느낌이었다.
자리에 앉아 커피 한잔과 쿠키를 먹고 있으니 창 밖의 나무가 보이고 도심 속에 있으나 도심이 아닌 느낌이다. 조금 멀리 여행 온 기분.
당인리 책발전소만의 느낌이 있다. 정성이 깃든 느낌. 사장님의 정성, 직원의 정성, 이 곳을 아끼는 고객들의 정성이 다 묻어나는 곳이었다.
인리 책
원역당인리 책발전소. 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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