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

[서점]동아서점-속초 여행의 이유가 될 서점, 동네서점의 반란

by 디리 2020. 11. 17.
반응형

[서점] 동아서점-속초 여행의 이유가 될 서점, 동네서점의 반란


속초 동아서점, 이 곳에 간 것만으로 속초여행은 다 했다. 
위치: 강원도 속초, 속초고속터미널에서 도보 25분 
1956년 개점, 지금까지 가 본 서점 중 가장 알찬 구성 
2020년 10월 주중 낮에 방문, 7명 내외 고객, 날마다 운영시간이 달라 체크 필요함

속초 동아서점의 외관. 

혼자 속초 당일여행을 다녀왔다. 급 가게 된 거라 거의 무계획으로 가게 되었는데 내가 속초에 간다고 하니 친구가 '동아서점'을 추천해주었다. '아들이 아버지가 하시던 서점을 물려받아 멋지게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다고. 

책도 좋아하고, 서점이란 공간 자체를 좋아하는 나에게. 혼자하는 여행에 동네서점 방문은 딱이었다. '가서 책 구경하고 와야지.' 

요즘엔 대형서점 뿐만이 아니라 '독립서점',  '동네서점', '개인서점', '호텔 내 서점' 등 다양한 서점들이 있다. 모바일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에게 종이책을 만날 수 있는 서점은 나에게 쉼이 되고, 원동력이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동아서점에 딱 들어가자마자 느낀 건. 

'와! 이 곳에 온 것만으로 속초여행은 충분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 벽면에 책꽂이를 둘러 책을 넣어 놓은 것이 꼭 나의 학창 시절의 동네서점을 닮아있었다. 문제집을 사러 가고, 친구의 생일선물로 책을 고르기도 하고. 이게 얼마만의 그때 냄새와 느낌인 건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바퀴 쭈욱 둘러보니 사장님이 셀렉한 책들은 내가 갔었던 서점 중 가장 알차고 의미 있었다. 메인 선반에 올려져 있는 책들은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놓여있었고, 이 중에 눈 감고 아무 책이나 골라 사 와도 '잘 샀다'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책들이었다. 

그리고 동아서점은 어느 하나 그냥인게 없었다. 곳곳 사장님이 많은 신경을 써 놓으신 걸 느낄 수 있었다. 정수기도 그냥 있지 않고 이쁘게 옷을 입혀 놓으셨다. 

'아무튼' 문고 시리즈. 나중에 아무튼, 서울 / 아무튼, 집밥 / 아무튼, 남편을 써보고 싶다. 
이쁜 손글씨로 설명이 되어 있다. 
도서 디피가 일정한 듯 일정하지 않아 신선했다. 

동아서점은 '동네서점' 답게 주변 학생들을 위한 문제집이 꽤 많이 있었다. (공간에 비해, 물론 대형서점엔 더 많겠지요.) 주변 학생들을 위하신 건지 사장님의 마음은 모르겠으나, 지방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 작은 동네서점에서 문제집을 고르고 샀던 내 모습이 떠올라 웃음 짓게 되었다. 

초중고 문제집과 같이 어린이 도서도 꽤 많았다. 어느 출판사에 치우치지 않게 고루고루 있었고, 동화읽기를 좋아해 서점에 가면 어린이 도서를 잘 살펴보곤 하는데, 대형서점에서 잘 못 보던 (아마 메인에 없어 내가 발견을 못했던...) 책들이 동아서점에서는 메인에 나와있었다. 사장님의 안목을 느낄 수 있었다. 

'BOOKS MAKE ME HAPPY'   얼마나 좋은가! 집에도 걸어놓고 싶은 아트다. 

어린이코너
동아서점은 매달 동아서점의 베스트셀러 1~15위를 선정한다. 
'액자 속 그림이 속초인가 싶기도하고, 이쁘다. 

'동아서점'은 실제 크기에 비해 도서와 책장 배치를 매우 효율적으로 해놔서 각 섹션이 잘 나눠져있기도 하고, 개방감이 있으면서도 서점만의 아늑함도 가지고 있었다. 

이와 같이 큰 통유리창을 따라 테이블을 설치해놔서 구입한 책을 읽을 수 있고, 서점 밖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서점 한 공간에 사각 테이블과 의자를 놨으면 그것만을 도 꽤 공간을 차지할 텐데, 이렇게 창에 길게 책상과 의자를 마련하여 공간 활용도 잘하였다. 

아기자기한 공간 

동아서점에는 '속초'에 관한 책을 모아놓은 섹션이 있었다. 이 곳에는 속초의 지도, 속초에 대한 내용이 나온 매거진, 책 그리고 아들사장님이 직접 쓴 동아서점에 관한 책인 '당신에게 말을 건다'까지. 속초만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들이 가득이었다. 이 중 동아서점에서 처음 본 사장님의 책(당신에게 말을 건다) 은 내용이 너무 궁금하여 구입했다.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아버지의 서점을 물려받기 위해 속초로 돌아오셨다는 사장님과 이 서점의 이야기가 무지 궁금했다. 

동아서점에서 한가지 더 뛰어났던 건. 동아서점만의 디자인이 있었던 것이다. 속초의 설악산을 나타내는 듯한 산 모양이 캐릭터와 그림, 1956년에 개점한 의미를 담은 한자까지. 한 권의 책을 샀더니, 책갈피와 동아서점 캐릭터의 스티커까지 챙겨주시는 세심한 모습에. 역시, 이 곳은 그냥 그냥 하는 곳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 밖을 잠깐 구경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갔던 수요일은 다른 날보다 일찍 문을 닫는 날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도 저녁을 먹고 얼른 서울로 올라가야했기에, 아쉽지만 동아서점을 나왔다. 

나에게 부족했던 '자기만의 방'을 알려준 동아서점
트렌디한 동아서점 


나는 평소 주변사람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추천해주는 걸 즐겨한다. '좋은 건 나누면 더 좋다'라는 마음에서 일까.

속초의 동아서점은 '여기 이렇게 재미지고 좋은 책 있으니까 한번 와바' 그리고 '여기 나에게, 그리고 우리 아버지에게 매우 소중한 공간이야' 한번 들러봐아~    하는 느낌이다. 

나의 이번 속초여행은 동아서점에 갔다 온 것만으로도 충분했고. 동아서점에서 잊고 있던 나의 꿈이 떠올랐고. 그 꿈을 '7년 안에 이루어본다' 다짐한다. 

 

반응형